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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엔날레 전체 전시 주제는“Common Ground” (총괄 David Chipperfield), 한국관 전시의 주제는 “건축을 걷다.” (한국관 커미셔너 김병윤 교수), 박승홍 작가의 주제는“Engraving Emotions”입니다. 총괄 커미셔너가 던진 주제에 대해 각국의 커미셔너들이 해석하고 정리하여 선정한 주제였습니다. 커미셔너의 영향력이 매우 큰 비엔날레 전시의 특성상 커미셔너가 던진 주제에 잘 맞는 내용을 표현해야 합니다.

특히, 이번 한국관의 전시는 영상(스마트TV와 빔프로젝터)으로만 이루어졌고,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아서 표현해야만 하는 제약이 있었습니다. 한번도 해보지 못한 방식이었지만,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무작정 한다고 덤벼들었습니다. 몇차례 회의 끝에 회사내에서 2008~9년도에 진행한 3개의 프로젝트 일련의 진행 과정들을 영상에 담아내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박사장님의 스케치 한장 한장이 작품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함께 설계프로젝트를 진행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설계프로젝트 진행간, 자신의 온갖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한권의 스케치북에 담아낸다는 것을 알게되고, 직접 보게 된 것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였습니다.

“이렇게 한권의 스케치북에 정리하는 것이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엄청난 훈련이 필요한 것입니다.” – 말하는 건축가2 인터뷰중.

실로 한장 한장이 작품인 세 권의 스케치북과 별도 스케치 다발에 저한테 전해졌고, 2개월간의 영상제작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7백만원이 넘는 카메라와 렌즈 구입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든 기술적인 사항을 감당해내야 했습니다. 6월부터 8월까지 서울시청, 한강노들섬, 광교 신도시로 출사가 이어졌습니다. 실내촬영도 계속 되었고, 흥미로운 영상을 찍기 위한 고민도 계속 되었습니다. 마치 영화감독이라도 된듯이, 한프레임을 가지고 하루종일 씨름하기도 하고, 이리붙였다 저리붙였다 편집도 수십번 반복한듯합니다. 박사장님과 수시로 회의하며 스토리를 만들어 나아갔습니다. 오부사장님께서 전반적인 흐름을 잡아주셨고, 정실장님께서 대외적인 협의를, 장팀장님이 서울시청에 관한 촬영과 편집을 해주셨습니다. 김소장님께서 ‘손’ 부분모델을 해주셨고, 권사원과 이팀장이 출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촬영 및 편집을 했습니다.

세가지 프로젝트를 통해서 말하고자 한 하나의 메세지는 “장소성”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다른 세 땅에 각각 건축물이 어떻게 지어져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한 건축가가 어떻게 풀어갔는지에 대한 영상입니다. 그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스케치북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그 과정에서 사이트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건축가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기록을 했는지, 어떤 물음을 가졌는지, 어떤 방향을 제시했는지를 영상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한강 전체에 대한 분석하는 스케치는 한강의 전경이 보입니다. 노들섬이 서울에서 갖는 의미를 표현하는 스케치는 서울 곳곳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노들섬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 영상들에 맞는 코멘트를 박사장님께서 일일히 다셨습니다.